• Timothy Steve Wolf
  • 2023. 11. 28. 20:48

  • 햐뉴님 커미션

     

     

    ▶이름: 티모시 스티브 울프 (23살) / 177cm / 영국 / 우유배달원 / 생일 12.24 / 불 능력자 / 코드명 : SCAPEGOAT
     
    관찰
    아인트호벤 고아원 방화사건 이후에 티모시가 어떤 과정을 거쳐 연합의 일원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최근 시드니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불안정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글래스고 공동주택 화재 사건으로 시드니와 함께 안타리우스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가 최근 실종되었다는 것이 알려진 것의 전부였다.
    그랬던 그가 갑작스럽게 연합에 합류하게 된 까닭을 궁금해하는 이가 많으나, 연합은 그 과정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대중은 안타리우스 구원회의 단장인 시드니와의 불화로 인한 분열이라 추측하고 있다.
     
    능력
    온몸에서 강력한 불을 발산한다. 능력이 불안정하여 힘을 제어하지 못하고, 의도치 않게 주위를 불바다로 만들기도 한다.
    자신의 힘에 희생된 이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능력을 사용하는 것에 주의하고 있다.
     
    성격
    선하며 약하다. 언제 모든 것을 잃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항상 느끼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등 떠밀리듯 연합에 소속된 후 전보다 밝아지고 자신감도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낸 용기가 좋은 결과를 주지 않았기에 행복을 지키고 싶다는 용기조차 내지 못했지만, 자신을 찾고 있다는 시드니의 기사를 접한 뒤로 행복을 잃지 않기 위해 조금씩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관계
    연합에 오기 전의 그에게는 아무런 희망도 없었다. 그의 변화는 모두 연합의 힘이다.
    자신을 구해준 레베카 덕분에 웃게 되었고, 나이오비의 도움으로 조금이나마 능력을 제어할 수 있게 되었으며, 비틀렸던 다리는 레이튼이 만들어준 보조기구 덕분에 올바르게 걷고 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피터……. 그에게 연합은 처음으로 생긴 가족이자, 속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그들의 취미]
    지하연합 합류 후 소박하게나마 일상적인 '직업활동'이라는 것을 다시 할 수 있게 되면서 티모시의 손에도 정기적으로 약간의 보수가 쥐어지게 됐습니다.
    물론 돈을 어떻게 쓰느냐는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상 생활을 제외하고 남는 약간의 푼돈으로는 그날 가장 맛있어 보이는 간식을 사곤 합니다.
    이것은 먹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선물 용인데, 어떤 어린이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듯 하지만 직접 주지는 못하다 보니 서랍장에는 과자와 사탕이 쌓여만 갔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그 간식들이 미묘~하게 줄어드는 느낌입니다. 서랍장 주변에 폭죽 흔적이 있는 걸 보니 범인은 누군지 알 듯 한데, 혼자 먹었을 리는 없을테니 결과적으로는 잘 된 것이랄까요.

     


    • 관계성(lee yeon님이 첨삭,수정)
     
     
    티모시x드림주(마가렛) [티모렛]
     
     
     티모시>드림주 구도의 짝사랑 드림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가렛은 자신의 첫사랑을 빼닮은 티모시를 보고 그에게 어느 정도 호감을 가지고 있으나, 그때의 고백 실패가 뼈아파 호감보다 큰 감정이 있진 않았습니다.

     

    (첫사랑이자 소꿉친구처럼 함께 자란 오빠와 매우 닮았기 때문에 마가렛은 티모시에게 스킨쉽을 스스럼없이 하는편입니다!)
     행인이 티모시의 어깨를 치고 어떤 사과도 없이 그냥 지나쳐 갈 때, 마가렛이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대신 화를 내는 모습과, 어떻게든 행인의 사과를 받아내는 모양을 보고 티모시는 마가렛에게서 지하연합 사람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 마음은 작은 호감으로 이어져 그녀가 올곧고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과, 그녀와 잘 지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집니다. 이후, 작은 사건으로 인해 이 감정은 사랑으로 변하게 됩니다.
     지하연합에 들어온 티모시는 이전과는 달리 확실한 보호를 받으며 안정감을 느낍니다. 다만 여전히 그 스스로 능력을 완벽히 통제하지 못하기에 연합원이 아닌 사람과 가까이 있으면 불안해하였습니다. 고아원, 병원에 이어서 또 다른 어딘가를 잿더미로 만들지도 모른다는 마음이 내내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용기를 내어 연합원이 아닌 마가렛과 인터뷰 중, 마가렛이 옅은 화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불은 금방 진화되었으나, 극도의 불안감에 휩쓸린 티모시는 제 두 번째 구원이자 가족이 되어준 지하연합 사람들을 무의식 속에 찾아 헤맵니다. 마가렛은 불안해하는 티모시의 얼굴을 잡고 두 눈을 똑바로 마주한 채 이야기합니다. “이건 아주 작은 화상이고, 이 정도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에요. 불안해도 지금, 이 상황을 스스로 이겨내야 후에 혼자여도 그럴 수 있어요.” 그저 말뿐인 위로가 아닌 현실적인 조언에 고개를 든 티모시는 그제야 마가렛이 손등의 화상에 따가워하며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두 눈만큼은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음을 알아챕니다. 시선이 교차하자, 마가렛은 안심했다는 듯이 티모시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살짝 힘이 풀린 미소를……보입니다. 아름다운 미소를요. 바로 이 순간, 티모시는 자각하지는 못했으나 마가렛에게 빠지고 만 것입니다. 자각하게 된 것은 엘리와 피터를 위해 사탕가게에 방문한 날. 우연히 마주친 마가렛과 대화하며 자신의 감정을 깨닫습니다.
     
     
     이후 마가렛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티모시의 ‘처음’을 위해 지하연합을 자주 방문합니다. 그와 자주 쇼핑, 길거리 구경 등을 하기도 하고요. 그에게 촬영의 즐거움을 알려주려 사진 찍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면서요.

     
     


    더보기
    잿더미
     
    이것은 팀 스티브 울프가 안타리우스에 합류하기까지의 이야기이다.
     
    아인트호벤
     기억이 시작될 즈음부터 팀은 늘 떠돌고 있었다. 차라리 떠도는 것이 편했다. 팀에게 어딘가에 속한다는 것은 폭력과 강압에 시달린다는 뜻이었다. 태어난 고아원이 그랬고, 언젠가 머물렀던 뒷골목이 그랬다. 누군가와 함께였던 것 같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늘 혼자였다. 끼니 한 번을 위해, 비바람 피할 잠자리를 위해 그 나이 때 할 수 있는 일들을 했다. 팀은 정직하게 살지는 않았다. 그럴 수도 없었고 그럴 마음도 없었다. 손 끝이나 겨우 밝히는 불꽃은 간혹 도움이 될 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았다. 기억하는 모든 순간에 당연하다는 듯 가지고 있었던 능력이라 특별히 이 능력 때문에 더 불행해졌다거나하지는 않았지만 좋아할 수는 없었다.
     
    우연히 도착한 아인트호벤은 나쁘지 않았다. 팀이 이 곳에 도착했을 때 마침 근처 고아원에서 갑자기 우유를 많이 주문했다며 급하게 일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틀에 한 번, 수레에 우유를 담아 고아원에 가서 부엌 뒤 쪽문 옆에 내려놓고 오는 일이었다. 큰 돈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목장 일을 도와주는 대신 잠잘 곳도 제공 받았다. 반복적인 일상, 지루할 만도 하지만 팀은 그게 좋았다. 평범한 일상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아이들
    아이들은 무력했다. 힘이 없어서 때리면 맞고 버리면 버려졌다. 집에 아이가 많아서, 검은 머리라 불길해서, 너무 많이 울어서, 눈치가 빨라서 버렸다. 처음에는 이 고아원도 그런 줄만 알았다. 대부분의 고아원이 그러하듯 아이들 몸에는 맞은 자국이 가득했고 관리자를 보면 숨을 죽였다. 담벼락 아래 웅크리고 나란히 앉은 아이들의 눈동자에는 절망조차 남지 않았다. 팀은 비싼 우유는 잘도 사다 먹이는구나, 하고 별 생각 없이 일했다.
     
    기왕 하는 일이니까 아이들의 환심을 사두려고 손 끝에서 작은 불꽃을 일으켜 차가운 우유를 데워주기도 했다. 손 끝에서 피어난 불꽃은 꽤 예뻐 보였지만 금세 노을에 묻혔다. 해질녘 고아원에 도착해 노을이 끝나면 돌아오는 소소한 하루하루였다. 아이들은 팀이 우유 상자를 내려놓을 때 옆에 서서 팀을 빤히 바라보고는 했다. 그럴 때면 왠지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나둘 이름도 익혔다. 낸시,로비,미쉘,밥,잭,베티, 흔한 이름들이었다.
     
    팀과 비슷한 갈색 머리를 가진 낸시는 곰인형을 꼭 안고 다녔다. 조근조근 이야기하는 게 꽤 귀여웠다. 작은 목소리로 우리 오빠 이름도 티모시였어, 라고 속삭이고 짧은 다리로 뛰어 도망쳤다. 고작 벽 뒤로 숨어서는 팀을 보고 눈이 마주치면 또 숨었다. 로비는 우유가 싫다고 했다. 미쉘은 어린 동생이 같은 고아원에 있다고 했다. 밥은 별 말이 없었지만 잭은 말이 많았다. 낸시가 들고 있는 곰인형은 그 여자가 준 거라고, 불길하다고 떠들었다. 베티는 강아지를 만져보고 싶다고 했다. 고아원에 오기 전에 개를 키웠는데, 새끼를 낳기 직전에 고아원에 오게 되었다고 했다. 기분 나쁜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아이들이니까, 하고 팀은 한숨 섞인 웃음을 짓게 되었다.
    결국 아이들이었다.
     
    예정
    그 날은 이상했다. 고아원 전체에 알 수 없는 긴장감이 흘렀다. 어느 것 하나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는데도 그랬다. 아니,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우유를 내려놓는데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검은 여자가 서 있었다. 피부색도 머리색도 검지는 않았는데, 이상하게 그렇게 보였다. 피부는 이상할 정도로 창백했고 고개를 약간 기울이며 짓는 웃음은 메말랐다. 아이들은 여자를 딱히 피하지는 않았지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여자는 천천히 다가왔다. 팀은 자기도 모르게 긴장했지만, 여자는 그런 팀을 지나 아이들에게로 다가갔다. 아이들은 모두 시선을 바닥에 고정한 채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만약 저 여자가 아이들을 때린다면 뒤통수에다 우유병을 던져줘야지, 팀은 그렇게 다짐했다. 그래서 여자가 여자 아이 앞에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췄을 때에는 조금 놀랐다.
     
    여자는 쓰다듬듯 낸시의 얼굴을 어루만지다 턱을 잡아 올렸다. 볼에 입이라도 맞출 것처럼 스윽 다가가 무어라 말하는 듯 하다가 예고도 없이 숨을 내쉬었다. 그럴 리가 없겠지만 여자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숨은 검은 색이었다. 아이는 숨을 들이마시지 않으려고 애썼다.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여자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었다. 손이 하얗게 될 정도로 곰인형을 꼭 안고 있는 낸시의 몸이 눈에 보일 정도로 덜덜 떨리고 눈가에 눈물이 고이다가 어느 순간 동공이 확장되었다. 아이가 비명을 지른 것 같았다. 팀은 확신할 수 없었다. 그 순간 시야에 불꽃이 일었다. 눈이 불타는 것 같았다.
     
    팀은 얼른 손 끝을 보았다. 정말로 손이 불타고 있었다. 아니 온 몸에 불이 붙었다. 귓가에 불이 타 들어 가는 소리가 들렸다. 귀가 불타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비명소리라고 생각했던 것은 자신이 울부짖는 소리였다. 평생 발 밑이나 밝힐 정도의 불꽃이라고 생각하고, 단 한번도 두려워한 적 없는 능력이 팀을 불태우고 있었다. 팀은 평생을 달려도 도망칠 수 없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공포의 대상은 바로 자신이었다. 살려 달라고, 불을 꺼달라고 외친 것도 같았다. 하지만 불타는 건물, 이 와중에도 도망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어떤 동요도 없이 자신을 지켜보는 여자의 시선을 느낀 순간 팀은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곳은 잿더미가 될 것이다. 자신 때문에. 공포가 팀의 뒷목을 물어 뜯었다.
     
    불의 마녀
    어째서 살아 있는 것일까.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보고 처음 한 생각이었다. 근처에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제정신이 아니었어도 불을 꺼야 한다는 생각에 물가로 온 모양이었다. 팀은 몸을 일으켜 물가로 가려 했다. 온 몸이 아팠고, 이상하게 꺾인 다리에서는 피가 흘렀다. 반쯤은 기다시피 해서 흐르는 개울을 보니 그을음이 좀 묻은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아니 낯선 얼굴이다. 흔들리는 수면에 비친 얼굴은 익숙했지만 팀이 한 번도 지어본 적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공포, 죄책감, 분노, 절망 그리고 안도. 살았구나, 이런 괴물이 되어서도 살았어. 팀은 울고 싶었지만 몸 속의 수분이 모두 말라버린 것처럼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설움이라도 토해내고 싶었지만 바람이 새는 것처럼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물가에 널브러져 있는데 배가 고팠다. 헛웃음이 나다가 소리도 내지 못하고 사라졌다. 일어서서 대충이라도 씻고 아픈 몸을 추슬러서 돌아가야지, 일상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움직이지 못했다. 너무 아팠다. 화상은 없었고, 다친 곳은 부러진 다리뿐이었다. 아마도 무너지는 건물 잔해에 부딪힌 모양이었다. 주체할 수 없이 커졌을 뿐, 팀의 불꽃은 팀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여전히 팀의 능력이었다. 팀은 그제서야 자신의 능력을 저주하게 되었다.
     
     
    안타리우스
    다리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후유증이 남았다. 남들만큼 빨리 뛸 수 없고 신경 쓰지 않으면 다리를 약간 절게 되었다. 그정도는 괜찮다. 죽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렇다고 살아 있는 것이 기껍지는 않았다. 다시 떠도는 삶이 시작되었다. 팀은 자신의 능력을 제어하지 못했다. 손 끝에서 조금 피어나는 불꽃 정도는 제어라는 게 의미가 없었다는 듯, 시도 때도 없이 불꽃이 피어나 팀의 일상을 불태웠다.
     
    팀은 도망쳤다. 작은 자극에도 견디지 못하고 피어 오르는 불꽃은 여러 건의 크고 작은 화재 사건으로 연결되었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아인트호벤 고아원에서 여자가 낸시에게 검은 숨결을 불어 넣었을 때였다.
     
    평화롭지 못한 과정을 거치면서 팀은 여자가 안타리우스라는 종교 단체 소속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팀의 능력을 연구하겠다고 했다. 훈련으로 능력을 더 쉽게 사용하는 사례는 많지만, 팀처럼 한 순간에 전혀 다른 능력으로 여겨질 만큼 증폭된 사례는 없다고 했다. 그들은 팀의 능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팀이 불 능력자이기 때문인지, 특정 인종이기 때문인지, 남자이기 때문인지, 어리기 때문인지 원인을 알고 싶어 했다. 팀은 처음에 그들이 자신을 도와주려는 건 줄 알았다. 원인을 알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팀은 그들의 손을 잡을 수 없었다. 안타리우스는 팀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글래스고
    아인트호벤에서 브뤼셀로, 앤트워프로 팀은 계속해서 도망쳤다. 아메리카로 가려면 대서양을 건너야 하는데 팀은 선택의 여지 없이 런던으로 갔다. 하지만 항구에 내리자마자 도망쳐야 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영국에서의 도피행은 훨씬 더 힘들었다. 몰이사냥을 당하듯 매체스터로, 에든버러로 갔다. 글래스고에 도착했을 때 팀은 너무 지쳐 있었다.
     
    팀은 클라이드 강을 따라 달렸다. 다친 다리가 아파왔다. 켈빈 강을 따라 올라가다가 한적한 주택가에 숨었다. 글래스고 대학교 근처였다. 숨으면서도 왜 이렇게까지 도망치는 것인지 몰랐다. 어차피 팀은 단 하나를 제외하고는 두려운 것이 없었다. 팀은 작은 아파트 뒤뜰에 웅크리고 앉았다.
     
    " 거기 누구에요? "
     
    목소리가 들렸을 때 팀은 설마 자신에게 하는 말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지난 수 개월간 팀은 도망치고 숨는데 꽤 재주가 있었다는 걸 증명했으니까. 하지만 작은 발소리가 팀이 숨어 있는 덤불 앞에서 멈췄을 때에는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다.
     
    숨어 있던 팀을 발견한 것은 글래스고 의대에 다니는 여학생이었다. 붉은 머리가 화려했지만, 생긴 것도 평범하고 무엇보다 태도가 조심스러워서 눈에 띄는 인상은 아니었다. 팀은 상관 말고 가라고 했지만 여자는 팀을 돕고 싶어 했다. 자긴 늘 감이 좋다고, 팀은 위험한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다.
    팀은 너무 지쳤고,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쉬고 싶었다.
     
    시드니
    시드니는 입버릇처럼 자긴 감이 좋다고 말했다. 며칠 지내보니 정말로 그런 것 같았다. 특히 인기척을 잘 느꼈다. 팀이 아무리 조용히 다가가도 시드니는 바로 알아챘다. 항상 고개를 갸웃하며 잘 들어주려 했고 무언가를 해주려고 노력했다. 런던으로 가는 기차표를 끊어주겠다고 하고 팀의 낡은 옷 대신 입을 옷을 사와서는 팀에게 이것저것 걸쳐보기도 했다. 또, 작은 화분으로 방을 꾸미는 것을 좋아했다. 아침저녁으로 작은 화분의 자리를 옮겨주며 다정하게 말을 걸었다. 책상 앞에는 신문에서 오려 낸 기사를 붙여 놨다. 주로 어려운 환경에서 다른 사람들을 구해낸 영웅적인 의사나 선교사에 대한 기사였다.
     
    팀이 화분을 옮기다가 갑자기 불길이 일어 손에 든 화분을 불태웠을 때, 깊은 밤 악몽에서 깨어난 팀이 불길을 제어하지 못하고 힘들어할 때 시드니는 두려워하면서도 팀을 위로하려고 노력했다. 시드니는 팀을 자신의 삶에 찾아온 파랑새처럼 대했다. 평범했던 삶에 찾아온 좋은 소식처럼 생각했다. 팀은 순진한 시드니가 가소로웠지만, 시드니에게 물질적으로 얻은 것들이 있으니 어느 정도 자기만족은 채워주자고 생각했다. 어차피 시드니의 파랑새는 언제든지 새장을 불태우고 날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누군가의 파랑새가 된 것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팀은 방심했고, 누군가 새장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고 말았다.
     
     
    시드니, 시드니
    또 다시 불길 속이다. 팀은 바닥을 뒹구는 유리컵을 바라보았다. 잠들기 전 시드니는 유리컵 가득 시원한 아이스티를 담아주었다. 가장자리에는 레몬까지 꽂았다. 런던으로 가는 표는 차일피일 미루며 주지 않았지만, 팀은 아이스티를 마시면서 맛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시드니는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생각해서 자신감이 부족했지만 그건 또 그 나름대로 순진해 보였다. 팀을 돌보면서 일탈을 느낄 정도로 평탄한 삶을 앞으로도 문제 없이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팀이 아니었다면, 그날 팀을 구하지 않았다면.
     
    " 팀, 티모시, 뭔가, 뭔가가 와. "
     
    잠이 채 깨기도 전에 팀은 등골이 먼저 오싹해졌다. 실수했다. 마음을 놓아 버린 탓에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이다.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그러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드니를 망쳐버렸다.
     
    " 아악! "
     
    안타리우스였다. 고아원에 있던 아이들처럼, 시드니는 비명을 질렀다. 팀의 불꽃이 또 다시 팀을 뺀 모든 것을 태우고 있었다. 팀이 디디고 선 바닥마저도. 갑자기 들이닥친 검은 후드를 쓴 사람들, 이 난장판에서도 팀을 둘러싸고 뭔가를 측정하려는 사람들, 아무 것도 모른 채 집이 불타고 생명이 불타 죽어가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쓰러진 시드니는 필사적으로 팀을 향해 팔을 뻗었다. 뼈가 보일 정도로 큰 상처에서 끊임 없이 피가 흘렀다. 시드니는 죽을 것이다.
     
    " …티임……티… 사…. 려줘… "
     
    팀은 뒤로 물러났다.
     
    " …제……"
     
    제발, 그 한 마디를 끝내지 못하고 시드니는 그저 팀을 바라봤다. 시드니의 얼굴도 머리카락도 눈물과 피에 젖어 엉망이었다. 시드니는 살려달라고, 도와달라고, 그 언젠가 팀이 외쳤던 것처럼 간절히 원하며 뒷걸음질치는 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팀에게 그랬듯, 시드니를 도와줄 사람은 없었다.
     
     
    거래
    젠장, 젠장, 빌어먹을. 팀은 끝없이 후회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 도움이 필요하신 거군요. "
    " 도움? 그런 게 가능해? 대가 없이 이 여자를 살려줄 거야? "
    " 그럼 정정하죠. 저희와 거래할 마음이 생기신 거군요. "
     
    팀은 이를 악물었다. 어째서 도망치는지, 어째서 죽고 싶지 않은지 알 수 없었다. 저들을 따라가면 평생 알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팀에게 호응하듯 불길이 더욱 거세졌다. 그들 중 일부는 물러섰지만 팀에게 말을 걸었던 남자는 물러서지 않았다.
     
    " 저는 니콜라스 클레멘츠, 런던에서부터 당신을 담당했습니다. 당신은 많이 지쳤고, 이제 우리와 대화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연구원들을 불러왔습니다. 그 아가씨에게는 잘 된 일이죠. 자, 시드니를 연구원에게 넘겨 주세요. 그들이 시드니를 살릴 겁니다. "
     
    그 말은 한 순간도 팀을 놓지지 않고 지켜봤다는 것과 같았다. 시드니를 보며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팀은 형편 없는 도망자였다. 그들의 손바닥 위에서 흔들리는 것인 줄도 모르고 모처럼 생긴 새장이 퍽 좋았다. 조금쯤은 쉬어가도 되는 줄 알았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아래 눈을 감지도 못하고 늘어진 시드니가 더없이 족쇄처럼 느껴졌다. 팀은 시드니를 내던지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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